1. J. 폴 게티는 아버지 유산 1,000만 달러를 다 받은 게 아니라, 고작 50만 달러만 받고 나머지는 어머니 사라 게티를 설득해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2. 대공황 당시 타이드워터 같은 우량 기업의 주가가 보유한 석유 가치의 20% 밑으로 떨어지자, 이걸 바겐세일로 보고 싹쓸이했습니다.
3. 단타로 번 게 아닙니다. 10년 넘게 버텨서 1957년 포춘 선정 미국 최고 부자가 됐습니다. 정답은 ‘가격과 가치의 괴리’를 이용한 장기전입니다.
1930년대 대공황(Great Depression) 시절, 남들이 다 도망갈 때 J. 폴 게티 어떻게 타이드워터(Tidewater) 같은 거대 석유 회사를 삼켰는지 정리해 드릴게요.

“나는 물려받은 현금이 없어서 투자를 못 해”라는 생각은 버리세요. 게티도 현금만 가지고 시작한 게 아니었으니까요.
금수저의 쇼핑이 아니라 설득의 기술이었다
보통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유산을 다 받을 거라고 생각하죠? 1930년에 아버지 조지 게티(George Getty)가 사망했을 때 남긴 유산이 약 1,000만 달러였습니다. 지금 가치로 따지면 어마어마한 돈이죠. 근데 여기서 반전이 있어요. 아버지는 아들 폴 게티의 여성 편력이나 공격적인 사업 스타일을 정말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유산의 대부분은 어머니 사라 게티(Sarah Getty)에게 넘기고, 아들에게는 딱 50만 달러만 줬습니다. 이 돈으로는 거대 석유 기업을 인수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 가족 자금 동원: 본인 돈이 부족하니까 어머니를 찾아가서 조지 게티 오일(George F. Getty Oil) 회사의 잉여 현금을 쓰게 해달라고 설득했습니다.
- 신탁 설립: 나중에는 사라 게티 신탁(Sarah C. Getty Trust)을 만들어서 여기서 나오는 자금을 합법적으로 운용할 권한을 따냈습니다.
- 결론: 외부 은행 빚보다는 가족 내부의 자금을 레버리지로 활용해서 리스크를 관리했습니다.
시장의 신호, 가격표가 잘못 붙었을 때
1929년 검은 목요일 이후 주식 시장은 그냥 박살이 났습니다. 다들 공포에 질려 있었죠. 근데 게티는 이 폭락장에서 이상한 계산 결과를 발견합니다. 당시 주식 시장의 가격 결정 방식이 완전히 고장 나 있었거든요.

그가 타이드워터 어소시에이티드 오일(Tidewater Associated Oil)을 분석해 봤더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 당시 주가는 2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 근데 그 회사가 캘리포니아 땅에 묻어놓은 석유 매장량, 정유 공장, 파이프라인 같은 자산을 다 합치면 주당 가치가 훨씬 높았습니다.
-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지금 1달러를 내면 5달러어치 자산을 사는 꼴”이라는 답이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망했다”고 던질 때, 게티는 이걸 “자산 가치보다 가격이 비이성적으로 싸다”고 판단했습니다. 이건 투기가 아니라, 1달러짜리 지폐를 20센트에 사는 확실한 거래라고 본 거죠.
10년을 버티는 힘
문제는 어머니 사라 게티였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어머니는 주식 투자를 도박이라고 생각해서 절대 반대했거든요. 게티는 어머니에게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어머니, 지금 땅을 파서 석유를 찾는 건 바보짓입니다. 이미 석유를 찾아놓은 회사의 주권을 사는 게 시추 비용보다 압도적으로 쌉니다.”
결국 설득에 성공해서 주식을 사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타이드워터 경영진이 방어에 나서고 난리가 났지만, 게티는 주주총회 대결, 법적 공방까지 가면서 끈질기게 지분을 늘렸습니다.
중요한 건 기간입니다. 하루이틀 만에 부자가 된 게 아닙니다. 1930년대 초반부터 시작해서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가 살아나면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10년 넘게 걸렸습니다.
결과는 우리가 아는 그대로입니다. 휴지 조각 취급받던 주식들은 1950년대 호황기와 맞물려 폭등했고, J. 폴 게티는 1957년 포춘(Fortune)지로부터 미국 최고의 부호라는 타이틀을 얻게 됩니다.
정답의 범위
J. 폴 게티의 사례에서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정답의 범위는 명확합니다.
◇ 가격과 가치 비교: 시장 분위기나 뉴스에 휩쓸리지 말고, 기업이 가진 실제 자산 가치와 현재 거래 가격을 숫자로 비교하세요.
◇ 자금 조달의 융통성: 내 지갑에 있는 돈만 보는 게 아니라, 설득할 수 있는 주변 자산(가족, 파트너)을 활용하는 것도 능력입니다.
◇ 시간의 활용: 저평가된 자산이 제값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기간은 생각보다 깁니다. 1~2년이 아니라 10년을 내다보는 호흡이 필요합니다.
Q&A, 근데 여기서 제일 궁금한 거 있으시죠?
Q. 게티는 은행 대출(빚)을 쓴 건가요?
A. 초기에는 은행 대출보다 어머니(사라 게티)가 관리하던 가족 회사의 현금과 신탁 자금을 주로 썼습니다. 이게 훨씬 안전했거든요. 이자가 나가거나 상환 독촉을 받는 은행 빚보다는, 내부 설득을 통한 자금 조달이 장기 투자를 가능하게 한 핵심이었습니다.
Q. 지금도 이런 투자가 가능한가요?
A. 1930년대처럼 극단적인 저평가(PBR 0.2배 수준)는 찾기 어렵지만, 금융 위기나 특정 산업의 불황기에는 자산 가치보다 주가가 싸지는 현상이 여전히 발생합니다. 타이드워터 사례처럼 껍데기 가격(주가)보다 알맹이(자산)가 싼 기업을 찾는 방식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