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일손 부족 122만명 온다던데

오늘 뉴스 보다가 좀 멈칫했다.

2030년부터 취업자 수가 줄어들고, 경제 2% 성장 유지하려면 122만명이 더 필요하다는 거다. 연평균 고용 증가율 0.0%.

사실상 정체.

그리고 2034년엔 65세 이상이 전체의 31.7%.

기사 제목이 “취업난 없는 시대 온다”인데, 이거 보면서 복잡한 생각이 드는 건 나만 그런가.

“우리 애들 취업 쉬워지냐”고 물으면, 대답이 좀 궁해진다

“그래서 우리 애들은 취업 쉬워지는 거야?”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게 아니라는 걸 안다.

일손이 부족하다는 건 사람 뽑고 싶은 자리에 사람이 없다는 거지, 우리 애들이 원하는 자리가 널려있다는 뜻이 아니다.

돌봄이 부족하고 간호사가 부족하고 현장 기술직이 부족한 건데, 애들이 거기 가겠나.

나라고 자식한테 거기 가라고 쉽게 말 못한다.

기업은 “사람이 없어” 하고, 청년들은 “갈 데가 없어” 하고.

이 두 문장이 동시에 성립하는 세상이 오고 있다. 기사 제목만 보면 좋은 소식 같은데,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셋 중 하나가 노인인 나라에서, 정년은 아직 그대로다

65세 이상이 31.7%면 셋 중 하나가 노인이라는 소리다.

그런데 우리가 60 넘으면 뭘 하고 있을까.

지금도 50대 중반이면 슬슬 자리에서 밀려나는 분위기인데, 앞으로 10년 뒤라고 크게 달라질지.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이 올라간다”고 전망에 나와있다.

그 숫자가 어디서 올라가는지는 우리가 이미 주변에서 보고 있다.

경비, 택배, 배달, 청소. 통계는 “참가율 상승”이라고 깔끔하게 적어놓지만,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의 하루는 그리 깔끔하지가 않다.

그래도 여기서 멈추면 할 이야기가 없다.

“니 아니어도 할 사람 많아”가 안 통하는 시대

인력이 부족해진다는 건, 어떻게 보면 사람값이 올라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오르는 건 기본 아닌가.

그동안 한국 노동시장에 깔려있던 기본 전제가 있었다.

“니 아니어도 할 사람 많아.” 이게 30년 넘게 이어진 분위기였다.

근데 진짜로 사람이 없어지기 시작하면, 그 말이 안 통하게 된다.

임금도 올려야 하고, 근무 조건도 바꿔야 하고, 이미 나간 사람 다시 불러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일본이 먼저 이 길을 걸었다. 인력 부족이 심해지면서 60대 70대도 계속 일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다 좋은 일자리는 아니지만, “나이 먹었으니 나가라”는 말은 확실히 줄었다. 

우리가 그 방향으로 안 갈 이유도 딱히 없어 보인다.

돈의 흐름이 바뀌는 자리가 몇 군데 보인다

여기서부터가 좀 현실적인 이야기다.

돌봄 시니어 시장은 아직 주인이 없다. 

요양원, 주간보호, 재가돌봄, 시니어 헬스케어.

수요가 폭발하는데 제대로 된 플레이어가 별로 없다.

자본이 크게 없어도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있고, 우리 세대가 오히려 고객 심리를 잘 아는 위치에 있다.

내가 곧 그 고객이 될 테니까.

현장 기술자를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제조업 현장, 설비 관리, 품질 관리. 젊은 사람들이 안 온다.

지금 현장 기술이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5~10년이 오히려 전성기가 될 수도 있다.

일본에는 이미 프리랜서 형태로 여러 기업을 다니는 시니어 기술자들이 꽤 있다.

AI가 일자리를 없애는 게 아니라 판을 바꾸고 있다. 

그러면 AI 쓸 줄 아는 50대가 AI 모르는 30대보다 현장에서 쓸모 있어지는 상황도 생긴다.

경험에 도구가 얹어지면 나이가 짐이 아니라 무기가 되는 건데, 그 전제는 하나다.

배워야 한다.

안 배우면 그냥 거기서 끝이다.

상권의 무게중심도 슬슬 옮겨간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되면 지방은 더 빠지고 수도권 핵심지는 버틴다는 건 다 아는 이야기인데, 좀 더 세밀하게 보면 “시니어가 많이 모이는 동네”의 상권이 바뀐다.

병원, 약국, 재활, 돌봄시설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이미 시작됐다.

룰이 바뀌는 건, 처음 겪는 일은 아니다

이 뉴스의 본질은 “취업난이 사라진다 만세”가 아닐 거다.

아마 게임의 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쪽에 가깝다.

젊고, 스펙 좋고, 대기업 가는 게 유일한 정답이던 시절이 있었다.

앞으로는 어떤 기술을 가졌고, 어디에 매칭이 되고, 얼마나 유연하게 전환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지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리 세대는 이런 전환을 한두 번 겪어본 사람들이다.

IMF도 있었고, 2008년도 있었고, 코로나도 지나왔다.

그때마다 끝인 줄 알았는데, 끝은 아니었다.

사람이 부족한 시대가 온다고 한다.

그러면 건강하고, 뭐라도 할 줄 알고, 사람들 사이에 남아있는 것.

그게 어쩌면 가장 확실한 자산이 될지도 모르겠다.

읽어준 분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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