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지원금 사용처 때문에 멘붕 온 사람들
오늘 4월 27일, 1차 지급이 시작됐다. 기초수급자 기준 수도권 55만 원, 비수도권 60만 원. 그런데 돈 받자마자 터진 질문이 하나 있다. “이거 대체 어디다 써?” 지역사랑상품권, 신용카드, 체크카드, 선불카드. 선택지가 네 개인데 한 번 고르면 변경이 안 된다.
커뮤니티에는 벌써 “카드로 할걸” “상품권으로 할걸” 후회 글이 올라오고 있다.
기름값 부담 때문에 주는 돈인데 주유소 60%에서 못 쓴다는 사실까지 퍼지면서 “이게 고유가 지원금이냐 동네 편의점 지원금이냐”라는 댓글이 꼬리를 물었다.
돈은 받았는데 쓸 데가 없다. 이 상황 어디서 많이 봤다. 2020년 재난지원금 때도, 작년 민생회복 소비쿠폰 때도 똑같았다. 그때 이미 겪은 사람이라면 이번에도 기시감이 들 거다.
이 글에서는 지역사랑상품권과 카드의 차이를 실생활 기준으로 뜯어보고, 어떤 선택이 덜 손해인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만 모았다. 관련 배경은 고유가 피해지원금 대상 및 지급 기준 논란에 정리되어 있으니 그쪽을 먼저 보면 흐름이 잡힌다.
상품권이 좋다고 했다가 카드가 낫다고 했다가, 대체 뭐가 맞는 건가
결론부터. 둘 다 일장일단이 있어서 “이게 정답”이라는 건 없다. 대신 본인 생활 패턴에 따라 손해 폭이 달라진다.
지역사랑상품권은 가맹점 범위가 가장 넓다. 전통시장, 동네 식당, 병원, 약국까지 쓸 수 있다. 경기도는 이번에 한시적으로 연매출 30억 원 이하 매장까지 사용처를 확대했다. 평소 전통시장이나 골목 상권에서 밥 먹고 장 보는 사람이라면 상품권이 유리하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는 사용처가 상품권보다 약간 좁을 수 있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다. 지원금 사용액이 카드 실적에 포함된다. NH농협카드는 이미 “지원금 사용 금액도 카드 실적에 포함”이라고 공지했다. KB국민카드는 리터당 50원 캐시백에 주유 할인 카드 연회비 100% 지원 프로모션까지 내걸었다.
카드 실적이 뭐가 중요하냐고?
지원금 10만 원으로 월 실적 기준을 채우면 카드사 할인, 캐시백, 적립 혜택이 따라 붙는다. 10만 원짜리 지원금이 12만~13만 원 효과로 불어나는 구조다. 평소 카드 실적을 못 채워서 혜택을 날리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이번에 카드로 받는 게 이득이다.
선불카드는 신용카드가 없거나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용이다. 주민센터에서 바로 수령해서 쓸 수 있지만 카드 실적 인정은 안 된다.
“카드로 신청할걸” 후회하는 이유 (상품권 선택자)
지역사랑상품권(지류·모바일)을 선택한 분들은 주로 범용성과 편의성 때문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주유소 결제 차단: 이번 지원금은 ‘고유가’ 대책임에도 불구하고, 연 매출 30억 원 초과 매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대다수 대형 주유소가 이 기준을 초과하는데, 특히 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되지 않은 주유소가 많아 수도권 주유소의 경우 약 12%에서만 상품권 사용이 가능합니다.
- 키오스크/배달앱 제한: 카페나 식당에서 키오스크나 테이블오더를 사용할 때 상품권 바코드 인식이 안 되거나, 배달앱 결제가 복잡해 불편을 겪는 사례가 많습니다.
- 거스름돈 문제: 지류 상품권은 권면 금액의 60~80% 이상을 사용해야 잔액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어, 소액 결제 시 계산이 번거롭습니다. 토스뱅크 +4
“상품권으로 신청할걸” 후회하는 이유 (카드 선택자)
반면 신용·체크카드 포인트를 선택한 분들은 지출 관리와 심리적 요인에서 아쉬움을 표합니다.
- 생활비와 혼동: 카드는 평소 쓰던 대로 결제하다 보면 지원금이 언제, 어디서 차감되었는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꽁돈” 느낌이 덜하고 그냥 평소 카드값에서 빠져나가는 느낌이라 아쉽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 실적 제외 및 혜택 미비: 지원금 사용분은 카드사 전월 실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고, 카드사별 마케팅이나 이벤트가 예전보다 적어 카드 수령의 메리트가 낮아졌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주유소에서 못 쓰는 고유가 지원금, 이 모순은 왜 생겼나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는데, 전국 주유소 1만 752곳 중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은 4,530곳뿐이다. 42%다. 나머지 58%에서는 쓸 수 없다. 수도권은 더 심각하다. 경기 8.7%, 인천 19%, 서울 22.9%. 울산은 아예 0%다. 조례로 주유소를 지역화폐 사용처에서 제외시켜 놨다.
왜 이런 일이 생겼나? 행정안전부 지역사랑상품권 운영 지침에 “연매출 30억 원 초과 사업장은 가맹 제한”이라는 조항이 있다. 주유소는 기름 단가 자체가 높아서 동네 셀프 주유소도 매출이 30억을 쉽게 넘긴다. 한국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이 기준을 통과하는 주유소는 전체의 30%도 안 된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고유가 피해지원금인데 주유소에서 못 쓴다는 건 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SNS에서는 더 직설적이다. “기름값 때문에 주는 돈으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사 먹으라는 거냐.”
행안부 입장은 이렇다. “연매출 높은 주유소까지 허용하면 영세 주유소 경영이 악화된다.” “지원금이 주유소에 집중되면 골목상권 지원 취지가 훼손된다.” 이 논리가 맞는지 틀린지는 독자가 판단할 일이다.
온라인 쇼핑몰 사장인데 매출 5억이면 소상공인 아닌 건가
주유소만 빠진 게 아니다. 이커머스에 입점한 소상공인도 사각지대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연매출 5억 원짜리 소스업체를 운영하는 28살 사장이 쿠팡에만 입점해 있다는 이유로 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됐다. 5년 동안 소상공인으로 장사해왔지만 오프라인 매장이 없으면 대상 밖이다.
GS더프레시는 전체 581개 매장 중 471개(81%)가 가맹점인데, SSM이라는 이유로 일괄 제외됐다. 간판이 대기업이면 안에서 일하는 점주도 대기업 취급이다. 작년 소비쿠폰 때 SSM 가맹점주 곽 모씨는 “편의점과 동네마트에 손님을 빼앗겨 오히려 매출이 20% 줄었다”고 했다.
지디넷코리아 보도를 보면, 작년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후 쿠팡 월간 결제액이 약 3,000억 원 빠졌다. 지마켓, 11번가, SSG닷컴도 동반 하락했다. 정부가 오프라인을 살리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온라인에 입점한 수십만 중소셀러한테는 “너는 소상공인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나 다름없다.
“50만 원 싸게 팝니다” 이 문자 누르면 어떻게 되나
돈이 풀리면 사기꾼도 같이 움직인다.
경찰청이 발표한 대표 시나리오가 있다. “고유가 지원금 40만 원권을 30만 원에 급매합니다.” 판매자가 정부 발송 문자 캡처를 보내고, 포인트 잔액 화면까지 보여준다. 안심한 구매자가 30만 원을 입금하면 판매자는 게시글 삭제 후 사라진다. 캡처 화면은 도용된 가짜였다.
경찰은 8월 31일까지 “이용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실시한다. 5대 중점 대상은 할인판매 빙자 직거래 사기, 카드깡, 타 가맹점 명의 결제, 허위 청구 보조금 편취, 접근매체 양도다. 현금화하면 최대 5배 제재부과금, 접근매체를 양도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이다.
커뮤니티에 “지원금 현금화 방법” 검색하는 사람이 벌써 보인다. 한마디만 하자면, 경찰이 “범죄 수익 완전 환수”를 공식 선언했다. 기소 전 몰수 추징보전까지 신청한다는 뜻이다. 10만 원 현금화하려다가 벌금 1,000만 원 맞는 구조다.
상품권으로 받으면 지역을 못 바꾸는데, 직장이 다른 시에 있으면 어쩌나
카드로 받으면 사용 지역 변경 요청이 가능하다. 집은 수원인데 직장이 서울이면, 카드사에 요청해서 서울에서 쓸 수 있다. 상품권이나 선불카드는 이게 안 된다. 주소지 관할 지자체 안에서만 써야 한다.
직장 생활하면서 점심을 동네 식당에서만 먹기 어려운 사람이 많다. 출퇴근 동선에서 지원금을 쓰려면 카드가 유일한 선택지다. 이 부분을 모르고 상품권으로 신청한 뒤 “왜 직장 근처에서 안 되냐”고 민원 넣는 사례가 작년 소비쿠폰 때도 쏟아졌었다.
다만 카드 사용 시 주의할 점이 있다. 배달앱,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카드든 상품권이든 사용이 안 된다. 가맹점 자체 단말기로 대면 결제해야 한다. “카드가 만능”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8월 31일 지나면 한 푼도 안 남는다, 그 전에 쓰는 현실적인 방법
사용 기한은 2026년 8월 31일 자정이다. 이후 미사용 잔액은 자동 소멸된다. 환불도 없다. 작년 소비쿠폰 때도 기한 내에 못 쓴 사람이 적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어디서 쓸 수 있나 정리하면 이렇다.
전통시장, 동네 마트, 편의점(CU, GS25, 세븐일레븐 등),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베이커리 가맹점, 동네 음식점, 병원, 약국, 미용실, 세탁소.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배달앱, 유흥업종은 불가다.
편의점이 가장 확실한 사용처다. 작년 소비쿠폰 때 CU 일매출이 전년 대비 9% 올랐고, GS25에서는 국탕찌개 매출이 337.6% 폭등했다.
“결국 편의점에서 도시락 사 먹는 거구나”라는 반응이 현실이다. 편의점 도시락 하나가 4,500원이면 10만 원으로 22끼 먹을 수 있다.
주유소에서 쓰고 싶다면, 지역사랑상품권 가맹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각 지자체 지역화폐 앱이나 행안부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조회에서 확인 가능하다. 동네 셀프 주유소가 연매출 30억 이하인 경우가 간혹 있으니 찾아볼 가치는 있다.
이 지원금의 존재 자체를 비판하자는 게 아니다. 기름값이 리터당 2,000원인 시대에 10만 원이라도 받는 건 분명히 의미가 있다.
다만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라는 이름을 달고 주유소에서 못 쓰게 만든 설계, 온라인 소상공인은 아예 배제한 기준, 한 번 선택하면 바꿀 수 없는 수령 방식. 이런 구조를 알고 선택하는 것과 모르고 선택하는 건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는다.
Q&A
Q1. 지역사랑상품권과 카드 중 어떤 게 더 이득인가?
전통시장이나 동네 골목 상권을 자주 이용하면 상품권, 카드 실적 혜택을 챙기고 싶거나 직장이 다른 시에 있으면 카드가 낫다. 한 번 선택하면 변경 불가니까 신청 전에 본인 동선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
Q2. 주유소에서 정말 못 쓰나?
연매출 30억 원 이하 주유소에서는 쓸 수 있다. 문제는 전국 주유소의 58%가 이 기준을 초과한다는 거다. 수도권은 약 90%가 불가다. 본인 동네 주유소가 가맹점인지 지역화폐 앱에서 확인해야 한다.
Q3. 카드로 받으면 배달앱에서도 되나?
안 된다. 배달앱, 온라인 쇼핑몰, 비대면 전자상거래는 전부 불가다. 다만 가맹점이 자체 단말기를 가지고 있으면 “만나서 결제” 방식으로 사용 가능하다.
Q4. 기한 내에 안 쓰면 어떻게 되나?
8월 31일 자정에 잔액이 자동 소멸된다. 환불이나 연장 없다.
Q5. 지원금 현금화하면 처벌받나?
받는다. 환수 조치에 최대 5배 제재부과금이다. 접근매체 양도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경찰이 8월 31일까지 특별단속 중이다.
관련글 :
- 고유가 피해지원금 형평성, 왜 매번 같은 싸움이 반복되는 걸까 — 지원금 기준이 왜 이렇게 됐는지, 주유소 사용 제한의 근본 원인을 알아야 이번 선택에서 덜 손해 본다.
- 고유가 피해지원금 추경 26.2조 합의, 3256만 명에게 최대 60만원이 간다 — 내가 대상자인지, 얼마 받는지 기준이 여기 정리돼 있다. 사용처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내용이다.
- 중동 쇼크에 26.2조 추경, 기름값 폭등인데 최대 60만원 준다고요? — 이 지원금이 왜 나왔는지 배경을 알면 “고유가인데 주유소에서 못 쓴다”는 모순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 고유가가 만든 에너지 전환, 이란 전쟁으로 어떤 분야가 수혜를 입을까 — 기름값이 왜 이렇게 올랐는지 큰 그림을 보면 지원금 10만 원이 어떤 의미인지 체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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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기름 못 넣는’ 고유가 지원금, 주유소 지역화폐 가맹률 울산은 0% — 주유소별 가맹 비율 지역 데이터가 정리돼 있어 본인 지역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 고유가 지원금 사용처는 프랜차이즈 직영점 배달앱 결제 불가 — 연합뉴스 정부 브리핑 기준 사용처 제한 원문이다. 공식 기준을 확인하고 싶다면 이 기사를 보면 된다.
- “고유가지원금 50만원 싸게 팝니다” 서민 울리는 먹튀 주의보 — 경찰 단속 대상 5가지 시나리오와 처벌 기준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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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지역화폐 사용처 연매출 30억 이하 매장으로 한시적 확대 — 경기도 거주자라면 이번 한시적 확대 조치를 알아야 상품권 사용 범위가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