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이라는데 진짜 끝난 거야? 지금 사야 해, 팔아야 해?” 이 고민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을 거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쟁은 멈췄지만 평화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이란 휴전은 완전하지 않다.
양쪽이 “내가 이겼다”고 동시에 외치는 이 합의의 속구조를 뜯어보고, 4가지 시나리오별로 코스피, 유가, 환율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정리했다.
폭격 시한 1시간 28분 전, 무슨 거래가 성사된 건가
트럼프가 이란 발전소와 교량을 폭격하겠다고 선언한 시한. 한국시간 4월 8일 오전 9시. 그 1시간 28분 전에 딜이 터졌다.

겉으로 보면 단순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열고, 미국이 폭격을 멈추는 2주짜리 휴전. 하지만 속을 뜯어보면, 양쪽이 동시에 “내가 이겼다”고 선언하는 구조다. 이게 핵심이다.
트럼프는 SNS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했다”고 적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미국이 이란의 10개 항 종전안을 전부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합의를 두고 완전히 다른 해석을 내놓은 거다.
이건 협상학에서 말하는 “constructive ambiguity(건설적 모호성)”다. 양쪽 모두 국내 여론에 승리를 팔 수 있도록, 합의문의 해석 여지를 의도적으로 남겨둔 것이다. 문제는 이 모호성이 2주 후에 충돌한다는 거다.
이란의 10개 항, 진짜로 뭘 요구했나
알자지라, BBC, 뉴시스 보도를 종합하면 이란이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한 10개 항 종전안의 윤곽은 이렇다.
- 역내 군사 충돌의 전면 중단(레바논 포함).
- 미군 전투병력의 중동 철수.
- 대이란 경제 제재 전면 해제.
- 이란 동맹국에 대한 제재도 해제.
- 호르무즈 해협 항행 통제권은 이란이 유지하되 안전 통행 의정서를 수립.
- 선박당 200만 달러 수준의 통행료 징수 제도화.
- 전후 재건 지원(사실상 배상금).
-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주권 인정.
- 전쟁 재발 방지 보장.
트럼프는 이 10개 항을 “significant step이지만 not good enough”라고 평가했다. 미 당국자는 익명으로 “maximalist(최대주의적)”라고 불렀다.
반면 미국이 먼저 제시했던 15개 항 종전안에는 이란 핵시설 해체, 탄도미사일 제한, 호르무즈 완전 자유항행이 담겨 있었다. 이란은 이걸 “극단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거부했다.
즉, 양쪽의 요구 사이에 아직 거대한 간극이 있다.
4월 10일 이슬라마바드 협상, 무엇이 충돌하나
10일부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본격 협상이 시작된다. 여기서 부딪힐 핵심 쟁점 세 가지가 보인다.
첫째, 호르무즈 해협의 성격이다.
트럼프는 “완전하고 즉각적인 개방”을 말했다. 이란 외교장관 아라그치는 “이란군과의 조율을 통해, 기술적 한계에 대한 적절한 고려와 함께” 안전 통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 “완전 개방”이 아니다.
“이란이 관리하는 제한적 통항”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해협 개방 후에도 이란군이 주도하는 항행 통제 절차와 통행료 부과를 제도화하겠다는 조항까지 넣었다. 아주경제도 “미국은 전면 개방 압박, 이란은 통제권 고수”라고 분석했다. 이 간극이 2주 안에 좁혀지지 않으면 합의는 깨진다.
둘째, 핵 문제다.
미국은 핵시설 해체를 원하고, 이란은 핵 주권 인정을 요구한다. UN 핵 감시기구(IAEA)는 이란이 핵폭탄 제조 능력이 없다고 평가했지만, 우라늄 농축도가 60% 가까이 올라간 상태다(무기급은 90%). 이 문제는 2주 안에 풀릴 성격이 아니다.
셋째, 이스라엘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이 정확히 짚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과 이란이 휴전할 경우 이스라엘도 공격을 중단할 것인지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레바논에 대한 공격은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의 10개 항에는 “레바논 포함 역내 충돌 전면 중단”이 들어 있다. 이스라엘이 이걸 따를 가능성은 낮다. 이스라엘이 독자 행동에 나서면 휴전은 무너진다.
이란 휴전 시나리오 4가지로 나눈다
이제 합의 내용이 구체화됐으니, 4가지로 정교화한다.
시나리오 A. 2주 내 프레임워크 합의 도출 (가능성 25%)
이전 50%에서 하향 조정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양측의 요구 간극이 너무 크다. 이란은 “미국이 10개 항 전부 수용했다”고 주장하는데, 트럼프는 “not good enough”라고 했다. 출발점부터 해석이 다르다.
다만 트럼프에겐 11월 중간선거라는 정치적 시계가 있고, 이란은 전쟁 피해 복구가 급하다. 양쪽 모두 “끝내야 할 이유”가 있다.
핵심 쟁점(핵, 호르무즈 통제권)에서 모호한 표현으로 봉합하는 “단계적 합의”가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코스피는 6,000 이상, 유가는 80달러대로 급락, 환율은 1,400원대 초반까지 가능하다.
시나리오 B. 휴전 연장 후 장기 협상 돌입 (가능성 40%)
가장 높은 확률이다. 2주 만에 종전안을 타결하기엔 쟁점이 너무 많다.
하지만 양쪽 모두 재확전의 비용이 크다는 걸 안다. 이란은 이미 민간 인프라(대학, 석유화학 플랜트)가 피격당했고, 미국은 전쟁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2주를 4주로, 4주를 8주로” 늘려가며 호르무즈는 부분 개방 상태를 유지하고, 본협상은 계속 끌어가는 구조다. 이 경우 시장은 “최악은 지났다”는 안도 랠리 후 횡보한다.
코스피 5,500에서 5,900 사이 박스권.
유가는 90에서 100달러 사이.
환율은 1,450에서 1,500원 사이.
반도체 같은 실적 기반 대형주만 선별적으로 오르는 장이 된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57조 2,000억 원이라는 숫자가 이 구간에서 방어벽 역할을 한다.
시나리오 C. 협상 결렬 후 재확전 (가능성 20%)
이스라엘이 변수다.
네타냐후가 휴전 기간에 레바논이나 이란 프록시를 타격하면, 이란은 호르무즈를 다시 닫을 수 있다.
혹은 통행료 문제로 미국과 이란이 충돌할 수도 있다.
이란이 선박당 200만 달러를 요구하고 미국이 이를 거부하면 “개방”의 정의 자체가 무너진다. 이 경우 유가는 130달러 돌파, 환율은 1,550원대 재진입, 코스피는 5,000 이하 급락 가능. 방산주, 에너지주가 반사 수혜를 받고, 금이 다시 뛴다.
시나리오 D. 이란 내부 변수로 급변 (가능성 15%)
연합뉴스 기사 하단에 의미심장한 헤드라인이 있었다. “이란 최고지도자, 의식불명으로 직무 불가.” 하메네이는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도됐지만, 후계 구도가 아직 불투명하다.
이란 내부에서 강경파와 온건파 간 권력 다툼이 벌어지면 협상 자체가 표류할 수 있다. 반대로 온건파가 주도권을 잡으면 예상보다 빠른 타결이 가능하다. 이 시나리오는 방향이 양쪽으로 갈릴 수 있어 가장 예측이 어렵지만,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핵심 가정 점검, 이것이 틀리면 전부 바뀐다
분석의 기반이 되는 가정 세 가지를 명시한다.
첫 번째 가정. “양측 모두 재확전을 원하지 않는다.”
이게 틀리면 시나리오 C가 메인이 된다. 트럼프가 중간선거용으로 강경 카드를 다시 꺼내거나, 이란 군부가 협상파를 밀어낸다면 이 가정은 무너진다.
두 번째 가정. “호르무즈는 부분적으로라도 열린다.”
이란 외교장관이 “기술적 한계에 대한 적절한 고려”라고 표현한 게 의미심장하다. 이건 “즉각 전면 개방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뜻이다. 기뢰 제거, 군사 자산 재배치 등에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상징적 수준의 개방이라도 이뤄지면 유가에 미치는 심리적 효과는 크다. 이 가정이 틀려서 해협이 실질적으로 닫힌 채 유지되면 오늘의 랠리는 과대 반응이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세 번째 가정. “이스라엘은 2주 동안 관망한다.” 네타냐후가 답변을 거부한 건 나쁜 신호다.
하지만 미국의 압력 없이 이스라엘이 독자적으로 대규모 이란 공격에 나서기는 어렵다. 2주는 짧은 시간이라 이 가정은 유지 가능하지만, 레바논에서의 소규모 충돌은 계속될 수 있다.
이 구조에서 뭘 거래하나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이 핵심을 짚었다.
“전쟁 리스크는 피크아웃하고 있고, 실적 시즌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상위권 투자자가 지금 보는 것은 휴전 자체가 아니다.
“휴전이 만들어낸 시간 동안 실적이 얼마나 드러나느냐”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57조 2,000억 원. 이건 전쟁 중에 나온 숫자다. 전쟁이 끝나면 공급망이 정상화되고, 원가가 내려가고, 마진은 더 좋아진다.
SK하이닉스도 100만 원을 돌파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전쟁의 소음 속에서도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시나리오 B(장기 협상, 40% 확률)를 메인으로 본다면 전략은 이렇다.
단기(2주 이내)에는 휴전 랠리에 편승하되, 한 번에 올인하지 않는다.
오늘 이미 5% 이상 뛴 종목을 쫓아가는 건 위험하다.
건설주 11%, SK스퀘어 14%가 이미 올랐다.
눌림목을 기다리는 거다.
중기(1에서 3개월)에는 실적 기반 대형주 비중을 확대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HD현대일렉트릭처럼 EPS가 상향 중인 종목.
PER이 역사적 하위 1%인 구간에서 실적까지 붙으면 외국인 자금이 구조적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다.
환율 포지션은 분할로 관리한다.
오늘 1,479원이면 1,530원 대비 50원 빠진 거다.
시나리오 B라면 1,450까지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
달러 자산을 급히 전량 매도할 이유는 없고, 시나리오별로 3분의 1씩 전환하는 방식이 균형 잡혀 있다.
반대로 시나리오 C(재확전)를 헤지하려면 방산주나 에너지 관련 인버스 ETF를 소량 보유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5에서 10% 수준이면 보험 역할을 한다.
2주 후를 결정할 진짜 신호
협상이 잘 되고 있는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신호를 정리한다.
종전 쪽으로 가는 신호.
호르무즈를 실제로 통과하는 유조선 수가 증가한다. 국제유가가 90달러 아래로 내려간다. 이란이 통행료 요구 수준을 낮춘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자제한다. 트럼프가 “deal is close”를 언급한다.
재확전 쪽으로 가는 신호.
호르무즈 통과 선박 수가 늘지 않는다. 이란이 “기술적 한계”를 이유로 개방 지연을 반복한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또는 시리아에서 대규모 공격을 실행한다. 트럼프가 다시 인프라 폭격을 위협한다. 유가가 110달러 위로 다시 올라간다.
이 신호들을 매일 체크하면 2주 후의 결과를 예측하는 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확률을 업데이트할 수 있다. 상위권이 하는 거래가 이거다. 결과를 예측하는 게 아니라, 확률이 바뀔 때마다 포지션을 조정하는 것.
결론, 가장 솔직한 한마디
지금 상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전쟁은 멈췄지만, 평화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
2주 휴전은 시간을 벌어준 것이지, 문제를 해결한 게 아니다.
호르무즈 완전 개방인지 제한적 통항인지도 아직 불분명하고, 이스라엘이라는 통제 불능 변수가 남아 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달라졌다. “폭격 시한 1시간 28분 전에 딜이 성사됐다”는 사실 자체가 양쪽 모두 전쟁을 끝내야 할 유인이 있다는 걸 증명한다. 최악의 시나리오(전면 확전)가 가장 낮은 확률이라는 건 이 딜이 말해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Q&A
Q1. 이란이 “미국이 10개 항 전부 수용했다”고 했는데, 진짜인가요?
아니다. 트럼프는 같은 날 “significant step이지만 not good enough”라고 말했다. 양쪽이 같은 합의를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상태다. 이건 국내 여론용 선전이지 실제 합의 내용이 아니다. 10일 이슬라마바드 협상에서 진짜 간극이 드러난다.
Q2. 호르무즈 해협이 진짜 열리는 건가요?
트럼프는 “완전하고 즉각적인 개방”을 말했고, 이란 외교장관은 “이란군 조율 하에, 기술적 한계를 고려한 안전 통행”을 말했다. 완전 개방이 아니라 이란이 관리하는 제한적 통항이 현실적인 그림이다. 통행료 선박당 200만 달러 요구도 아직 살아 있다. 실제 유조선 통과 수를 지켜보는 게 가장 정확한 판단 기준이다.
Q3. 이스라엘은 이 휴전에 동의한 건가요?
이스라엘이 동의했다는 보도가 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레바논 공격은 지속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스라엘이 독자 행동에 나서면 휴전은 깨질 수 있다. 이게 가장 예측 어려운 변수다.
Q4. 지금 주식을 사야 할까요, 관망해야 할까요?
가장 높은 확률 시나리오(40%)는 휴전 연장 후 장기 협상이다. 이 경우 코스피는 5,500에서 5,900 사이 박스권에서 움직인다. 오늘 이미 5% 이상 뛴 종목을 쫓아가는 건 위험하다. 눌림목을 기다리면서 삼성전자처럼 EPS가 상향 중인 실적주를 분할 매수하는 게 상위권 방식이다.
Q5. 2주 후에 결과가 어떻게 될지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있다. 조기 경보 신호를 매일 체크하면 된다. 종전 신호는 호르무즈 통과 유조선 수 증가, 유가 90달러 이하, 이란 통행료 요구 하향, 트럼프의 “deal is close” 발언. 재확전 신호는 선박 수 미변동, 이란의 개방 지연, 이스라엘 대규모 공격, 유가 110달러 재돌파. 이걸 추적하면 뉴스에 끌려다니지 않고 직접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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