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AI 관련 뉴스가 심상치 않아서 이것저것 긁어모으다 보니까 이상한 게 보였다. Anthropic이 펜타곤에서 잘리기 전에 이미 대체재 계약이 끝나 있었고, 잘린 당일 밤에 경쟁사가 그 자리에 들어갔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타이밍이 너무 맞아떨어져서 흐름을 처음부터 쭉 이어봤다.
위에서 사건의 흐름으로 보았다면, 이제는 돈의 흐름으로 함 살펴보자.
지금부터 이 사건이 왜 벌어졌는지를 과거부터 쫓아가고, 그 흐름 속에서 어디에 돈이 몰리고 있는지를 짚어본다.
2026년 2월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연방 기관에서 Anthropic(Claude)을 퇴출시켰다. 국방부는 이 회사를 화웨이와 같은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했다. 미국 역사상 자국 기업에 이 칼을 겨눈 건 처음이다. (AP, 2026.02.27)
AI 군사화 투자의 기원, 구글이 군대를 거부하던 시절의 교훈
모든 시작은 2018년이다.
구글 직원 4,000명이 펜타곤의 프로젝트 메이븐에 항의했다. 드론 영상을 AI로 분석하는 계약이었다. “구글은 전쟁 사업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 십여 명이 사표를 던졌고, 구글은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 (NYT, 2018.06.01)
그리고 “AI를 무기와 감시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윤리 원칙을 세웠다. (Guardian, 2018.04.04)
이 사건이 실리콘밸리 전체에 하나의 규범을 만들었다. “AI 기업은 군사 용도에 윤리적 선을 긋는다.” 이 불문율이 7년간 유지됐다.
그런데 2025년 2월 4일, 구글이 그 원칙을 스스로 삭제했다. “AI를 무기나 감시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문구를 웹사이트에서 조용히 지워버린 것이다. (CNBC, 2025.02.04)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수치스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Amnesty, 2025.02.06)
같은 달, OpenAI도 사용 정책에서 “무기 개발”과 “군사 및 전쟁” 금지 조항을 삭제했다. (MLQ.ai, 2026.03.02)
바람이 바뀌고 있었다. 한 회사만 빼고.
그래서 이 부분을 조합해보니까 패턴이 하나 보였다. 2018년 구글이 프로젝트 메이븐을 포기한 뒤, 그 계약을 주워간 건 팔란티어(Palantir)였다. 구글이 돈을 버리자 팔란티어가 주웠다. 2026년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Anthropic이라는 회사는 어떻게 탄생했나, 그리고 왜 AI 군사화 투자의 타깃이 되었나
2021년, 다리오 아모데이가 OpenAI를 떠났다. 그는 OpenAI의 연구 부사장이었다. OpenAI 헌장의 상당 부분을 직접 썼다. (TIME, 2024.05.30)
여동생 다니엘라와 7명의 동료와 함께 Anthropic을 설립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AI 안전을 최우선에 놓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Business Insider, 2026.02)
이 결정이 5년 뒤 그를 미국 정부의 적으로 만들 줄은 몰랐을 것이다.
Anthropic의 약점은 탄생부터 박혀 있었다. 초기 투자자 중 하나가 샘 뱅크먼-프리드(SBF)였다. 약 5억 달러를 투자했다. SBF는 효과적 이타주의(EA) 운동의 얼굴이었고, 이후 FTX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연결 고리가 나중에 정치적 무기로 사용된다.
아모데이 자신도 정치적으로 무방비였다. 2024년 대선에서 카말라 해리스를 지지했다. 삭제된 소셜미디어 포스트에서 트럼프를 “봉건 영주(feudal warlord)”라고 불렀다. (NY Post, 2026.03.03)
Anthropic 후원자들은 민주당 후보에 1억 7,4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이력이 있었다. (Washington Examiner, 2025.09.07)
반면 OpenAI의 샘 알트먼은 2025년 9월 백악관 만찬에 참석해 트럼프를 “매우 상쾌한 변화”라고 칭찬했다. (SFGate, 2025.09.05)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의 핵심 지지자였다.
같은 기술, 같은 시장. 하지만 정치적 관계는 정반대였다. 이 정보들을 나란히 놓고 보니까 기술력이 아니라 관계가 계약을 결정한 거 아닌가 싶었다.
도화선, 마두로 체포 작전에서 AI가 쓰인 날
2026년 1월 3일, 미군이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했다. 이 작전에 Anthropic의 Claude가 사용되었다. 정보 분석, 표적 식별, 전투 시나리오 시뮬레이션에 투입됐다. (Guardian, 2026.02.14) (WSJ, 2026.02.15)
Anthropic은 이의를 제기했다. “우리 사용 정책을 위반했다.”
국방부는 역공했다. “사용 제한을 전부 풀어라. 합법적인 모든 용도에 쓰게 해라.”
Anthropic이 거부했다. 두 가지 조건만 유지하겠다고 했다. 대규모 국내 감시 금지. 완전 자율 무기 금지.
이 거부가 모든 것을 바꿨다.
폭풍이 온다, 72시간 동안의 돈의 이동
이후의 전개는 빠르고 정밀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돈의 이동 경로를 따라가 보자.
2월 12일. Anthropic이 AI 규제 찬성 슈퍼팩에 2,000만 달러 기부. (Reuters, 2026.02.12) 이것이 행정부의 분노를 증폭시켰다.
2월 23일. 머스크의 xAI(Grok)가 국방부 기밀 시스템 접근 계약을 체결. Anthropic이 퇴출되기 4일 전에 대체재가 준비된 것이다. (Axios, 2026.02.23)
2월 24일. 국방장관 헤그세스가 72시간 최후통첩. (BBC, 2026.02.24) 같은 날, Anthropic이 직원 주식 매각을 3,500억 달러 밸류에이션으로 진행 중이었다. (GuruFocus, 2026.02.24)
2월 27일. 트럼프가 퇴출 명령. 헤그세스가 공급망 위험 지정. 같은 날 밤 OpenAI가 국방부 기밀 네트워크 계약 발표. 알트먼 스스로 “확실히 급하게 진행됐다(definitely rushed)”고 인정. (NPR, 2026.02.27)
2월 28일. Claude가 애플 앱스토어 미국 무료 앱 1위 등극. 무료 사용자 60% 급증. 유료 구독자 2배 이상 증가. (CNBC, 2026.02.28)
3월 1일. 이란 공습 개시. 퇴출당한 Claude가 여전히 작전에 사용되고 있었다. (Guardian, 2026.03.01) Axios에 따르면 “펜타곤은 여전히 Claude를 다른 모델보다 우수하다고 보고 있다.”
3월 2일. 이란 공습 후 첫 거래일. 방산주 전반 급등. (CNBC, 2026.03.02)
3월 4일. Palantir 4% 이상 상승. 거래량 9위. 애널리스트들은 “Palantir의 국방부 관계는 견고하다. Claude를 OpenAI나 다른 모델로 교체하는 통합 플랫폼 역할”이라고 분석했다. (Yahoo Finance, 2026.03.04)
같은 날. Anthropic 투자자들이 Amazon을 포함해 백악관 접촉을 통해 분쟁 해결을 시도 중. 빅테크 업계 단체가 헤그세스에게 “공급망 위험 지정이 우려된다”는 서한 발송. (Reuters, 2026.03.04)
이 날짜들을 쭉 늘어놓고 보니까 소름이 돋았다. 퇴출 4일 전에 대체재 계약이 끝나 있고, 퇴출 당일 밤에 경쟁사가 그 자리에 들어갔다. 이건 즉흥이 아니라 시나리오가 있었던 거다.
AI 군사화 투자, 돈이 흐르는 5개의 경로
이 사건의 구조를 이해하면 돈이 어디로 움직이는지가 보인다. 각 경로를 하나씩 뜯어본다.
경로 1. Palantir(PLTR), “누가 들어오든 나를 거쳐야 한다”
Palantir는 이 사건의 구조적 승자다. 이유는 단순하다. 펜타곤의 기밀 시스템에서 AI 모델을 돌리려면 Palantir의 플랫폼을 거쳐야 한다. 2024년 11월, Anthropic이 Claude를 국방부에 배포할 때도 Palantir과 AWS를 통했다. (Palantir 공시, 2024.11.07)
Claude가 빠지면? OpenAI가 들어온다. xAI가 들어온다. 어떤 모델이든 Palantir 위에서 돌아간다. Seeking Alpha의 한 분석가는 “PLTR의 모델 불가지론적(model-agnostic) AI 플랫폼이 Anthropic 관련 정부 계약 변동에서 PLTR을 보호한다”고 썼다. (Seeking Alpha, 2026.03)
Rosenblatt은 Buy 등급에 150달러 목표가. Piper Sandler도 강세 유지. 이란 분쟁 장기화 시 국방 AI 수요 급증의 직접 수혜주다.
리스크도 있다. 연초 대비 18% 하락했지만 IPO 이후 1,400% 이상 상승한 상태다. 밸류에이션이 높다. 단기 반등을 노리는 것과 장기 보유는 완전히 다른 판단이다.
경로 2. 방산 ETF(ITA, XAR, PPA), “전쟁이 시작되면 방산주가 오른다”
3월 2일, 이란 공습 후 첫 거래일에 방산주가 전반적으로 급등했다. 록히드마틴, RTX, 노스롭 그루먼이 모두 올랐다. (Morningstar/MarketWatch, 2026.03.02) Stifel 애널리스트는 “2026년 방산 지출은 이미 급증 예정이었고, 이란 전쟁이 이를 더 시급하고 덜 논쟁적으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트럼프의 “AI 퍼스트 국방 전략”이 결합된다. 2026년 1월 국방부가 발표한 AI 가속 전략은 AI를 극초음속 무기, 지향성 에너지 무기와 함께 최우선순위에 놓았다. (국방부 공식, 2026.01.12)
개별 종목 리스크가 부담스럽다면 iShares U.S. Aerospace & Defense ETF(ITA) 같은 방산 ETF로 분산 접근이 가능하다.
경로 3. Amazon(AMZN), “Anthropic에 80억 달러를 넣은 회사”
Amazon은 Anthropic에 8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 투자의 장부가치는 Anthropic의 3,800억 달러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크게 불어나 있고, Amazon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Business Insider, 2026.02)
지금 시장은 “Anthropic이 펜타곤에서 퇴출당했다”는 공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숫자를 보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Anthropic의 국방부 계약은 최대 2억 달러. 연 매출 200억 달러의 1%에 불과하다. (NPR, 같은 기사)
반면 기업 고객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매출이 3개월 만에 14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로 뛰었다. (CNBC, 2026.03.04) 소비자 쪽에서는 Claude가 앱스토어 1위를 찍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좀 묘하다. 뉴스는 “Anthropic 위기”인데, 실제 매출은 역대 최고 속도로 뛰고 있다. 시장이 헤드라인 공포에 AMZN을 과도하게 할인하는 순간이 오면, 그게 기회일 수 있다. 단, Amazon은 Anthropic만의 회사가 아니다. AWS, 리테일 등 다른 사업부의 상황도 함께 봐야 한다.
경로 4. Anthropic 세컨더리 마켓, “공포가 최고조일 때의 역발상”
이것이 가장 고위험이면서 가장 고수익 시나리오다. Anthropic은 비상장이지만 Hiive 같은 세컨더리 플랫폼에서 거래된다. 현재 공포가 최고조이고, 투자자들이 동요하고 있다.
Semafor는 “Anthropic의 투자자들이 CEO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Semafor, 2026.03.03)
하지만 반대쪽 데이터를 보자. 매출 200억 달러 런레이트로 역사상 가장 빠른 소프트웨어 기업 성장. 소비자 앱 1위. 법률 전문가들의 “공급망 위험 지정은 법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분석. 투자자와 빅테크 업계의 적극적 중재 시도. 공포가 가격을 밀어내린다면 장기 가치와의 괴리가 생긴다.
리스크는 크다. 비상장 주식의 유동성 문제가 있고, IPO 일정이 지연될 수 있고, 정부 규제가 확대될 수 있다. 이것은 고위험 전략이므로 잃어도 되는 돈으로만 접근해야 한다.
경로 5. Polymarket 예측 시장, “사건 자체에 베팅하기”
Polymarket에서 “펜타곤이 Anthropic의 Claude를 3월 31일까지 금지하는가”에 대한 배팅이 이루어지고 있다. 2월 25일 기준 확률이 15%에서 49%로 급등한 뒤 현재는 다소 변동 중이다. (Seeking Alpha, 2026.02.27)
Anthropic IPO 시 시가총액 관련 배팅도 존재한다. (Polymarket)
예측 시장은 사건의 방향 자체에 직접 포지션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과 다른 도구다. 단, 유동성이 낮고 규제 환경이 불확실하다.
지금 시점에서 AI 군사화 돈의 숨은 예측
여기서부터는 데이터에서 읽히지만 명시적으로 보도되지 않은 것들이다.
예측 1. 분쟁은 타협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게 제일 이상했다. 국방부는 Anthropic을 “국가 안보 위험”으로 지정하면서도 6개월 유예 기간을 줬다. 진짜 위험이라면 즉시 차단한다. 유예를 준 건 대체재가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란 공습에서 Claude가 퇴출 후에도 사용됐다. 펜타곤 스스로 “Claude가 다른 모델보다 우수하다”고 인정하는 상황이다. Amazon과 빅테크 업계가 백악관에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고 있다.
FCC 의장까지 “Anthropic이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한 건 영구적 단절이 아니라 협상 복귀의 문을 열어둔 것이다. 타협이 이루어지면 공포로 눌린 관련 자산이 반등한다.
예측 2. OpenAI 계약은 후폭풍을 맞을 것이다.
알트먼이 “급하게 진행됐다”고 인정한 계약은 이미 역풍을 맞고 있다. OpenAI 내부 직원들이 “Not Divided” 캠페인으로 군사 AI 사용에 우려를 표명했다. (CNBC, 2026.03.03)
알트먼은 3월 4일 계약에 감시 금지 조항을 추가하겠다고 수정 발표했다. (BBC, 2026.03.04)
결국 OpenAI도 Anthropic이 처음부터 주장하던 조건을 뒤늦게 추가하고 있는 거다. Claude의 앱스토어 1위 등극까지 겹쳐서 보면, 소비자는 이미 방향을 정한 것 같다.
예측 3. “AI 군사화”는 향후 10년의 메가 테마가 된다.
이란 전쟁은 AI가 실전에 투입된 최초의 대규모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국방부의 AI 가속 전략은 트럼프 개인의 정책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이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이 방향은 바뀌지 않는다. 이것은 Palantir, 방산 ETF, AI 인프라 기업들에 대한 장기 테마 투자의 근거다.
예측 4. Anthropic의 IPO는 지연되지만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올라갈 수 있다.
이건 좀 역설적인데, 이 사건이 오히려 Anthropic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린 것 같다. “정부에 맞선 양심적 AI 기업”이라는 포지셔닝은 소비자와 기업 고객 모두에게 먹히고 있다.
매출이 3개월 만에 43% 성장한 건 퇴출 이후의 일이다. IPO가 지연되더라도 상장 시점에 “정부 리스크가 해소된 상태 + 사상 최대 매출”이 결합되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
핵심을 한 줄로 줄이면
이 사건의 본질은 간단하다. 같은 원칙을 계약서에 쓰느냐 말로만 하느냐의 차이로 한 회사가 퇴출되고 다른 회사가 계약을 얻었다. WSJ가 “분위기 싸움(fight about vibes)”이라고 표현한 이유다. (WSJ, 2026.03.04)
돈의 관점에서 정리하면 이렇다.
- 단기(1에서 3개월). 분쟁 해결 여부에 베팅한다면 PLTR은 대체 플랫폼 수혜, 방산 ETF는 이란 전쟁 수혜, AMZN은 공포 해소 반등이다.
- 중기(3에서 12개월). Anthropic의 IPO 일정과 정부 관계 정상화를 지켜본다. 세컨더리 마켓에서 공포 할인이 발생하면 고위험 역발상 기회다.
- 장기(1에서 5년). AI 군사화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다. Palantir, 방산 ETF, AI 인프라 기업들이 구조적 수혜를 받는다.